'3+1'에 해당되는 글 4

  1. 2008.09.03 구글 크롬: 구글-MS 전면전 돌입 55
  2. 2008.08.21 사랑받는 블로그 만드는 4C의 원칙 59
  3. 2008.08.13 기대 이상이었던 네이버 블로거 간담회: 네이버의 개방성에 대한 의지를 발견하다. 35
  4. 2008.07.22 한메일 개인정보노출사건에서 느낀 점 네가지 52

구글 크롬: 구글-MS 전면전 돌입

by 태우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혹시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글의 PDF 버전을 제공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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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s comic capers: what they really meant to say'에서 (http://www.theregister.co.uk/2008/09/02/google_chrome_comic_funnies/)


2008년은 브라우저 전쟁의 해인 것 같습니다. 파이어폭스 3가 출시일에 기네스 기록을 세우면서 시장 20% 점유율을 자랑하기에 이르고, iPhone으로 사파리의 모바일 시장 점유율이 급등하더니, MS는 IE8로 반전을 기대하고, 얼마 전에 소개한 Ubiquity와 같은 플랫폼도 많은 버즈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정말 큰 뉴스가 터졌습니다. 소문으로만 듣던 구글 브라우저인 '크롬'이 나왔죠. 이에 대해서는 이미 너무나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해주시고 있어서 자세한 것은 다루지 않겠습니다. 크롬 제품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ikpress 블로그 글 #1, #2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구글 크롬은 "빠른 브라우저", "안전한 브라우저", "탭이 프로세스로 돌아가는 브라우저" 등의 가벼운 관찰 이상의 큰 의미를 갖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롬의 등장은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대해서 플랫폼 전면전을 선포한 것과도 같습니다. 구글OS는 참으로 웹OS였던 것이죠.

구글 대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쟁은 처음부터 끝까지 "플랫폼 전쟁"이었습니다. 구글은 웹에서 시작해서 점점 데스크탑 환경으로 영역을 넓히고, MS는 반대로 데스크탑에서 시작해서 웹으로 영역을 넓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항상 말해 온 "Right at your fingertips"을 둘 다 원하는 것이죠. (여기서 잠시 애플 이야기는 빼도록 하겠습니다 ^^; )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드는 질문 두 가지만 살짝 언급하겠습니다.

1. 크롬이 브라우저 시장을 얼마나 먹을까요?

크롬은 브라우저 시장의 전쟁만 고조시킨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IE가 아무리 점유율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높은 우위를 항상 지킬 것입니다. IE8에 대한 평들도 상당히 좋을 뿐만 아니라, 웹 세상에서 절대 강자인 구글도 데스크탑 검색이나 툴바 등 데스크탑 소프트웨어 분배는 사실 많이 약한 부분이죠.

2. 진짜 타격을 받는 것은 파이어폭스가 아닐까요?

아마도 적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글은 불과 몇 일 전에 모질라 재단을 계속 후원하는 계약을 3년이나 연장했을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이상과 철학을 추구하는 모질라와 극히 이윤을 추구하는 구글과는 앞으로 갈 방향과 타겟 시장도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전에 언급한 구글의 놀과 위키피디어와 관계와도 많은 유사성을 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지금 상황을 봐서는 파이어폭스 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은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IE에 대한 연합세력을 구축한다에 한표를 던집니다.

"구글 대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랫폼 전면전",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시작은 검색이고, 검색은 곧 돈이다.

IE8은 구글의 작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OS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IE8의 기본 검색인 Live 검색으로 트래픽이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구글의 매출이 줄어든다는 뜻이죠. 구글의 입장에서는 이것을 완전히 훔쳐 오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화시킬 필요는 있는 것입니다. 브라우저를 통한 웹서핑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에는 검색의 문제인거죠. 옴니박스만 봐도 그렇습니다. 주소창과 검색창을 통합해 버렸습니다. 어디를 가던지 주소 아니면 검색. 기왕이면 우리 검색을 쓰고 우리 광고를 보라는 구글의 의도가 명백해 보입니다. 개인화도 강화되었습니다. 이번 크롬 만화의 풍자편을 보면 다음과 같은 컷도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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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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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배포된 크롬 만화의 첫 메세지입니다. 구글은 정보만 모으고 싶을 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원합니다. 웹킷도 그렇고 V8도 그렇고 구글 Gears도 그렇습니다. 특히 Gears를 통한 런타임의 확장이라는 부분은 찰스님이 너무나 잘 정리해주셨는데, 꼭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구글은 점점 더 런타임을 우리에게 푸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브라우저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우리 데스크탑에 넣고 싶어하는 것이죠.

크롬에서 웹 애플리케이션 탭은 아예 드래그-앤-드롭만으로 새 창으로 빼낼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의 버튼과 주소창까지 없애면서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웹 애플리케이션들은 아예 바탕화면에서 클릭 한 번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바로가기를 만들어 줍니다.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과 론칭 방식이 동일해진 것이죠.

구글의 플랫폼에 대한 야심은 크롬을 오픈소스화하는 전략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개발자들의 마음을 사겠다고 단단히 마음 먹은 것이죠. 만화의 내용도 거의 대부분이 기술적인 내용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컴공 수업 시간에나 들었을 법한 기술적인 내용을 이야기하죠.  (물론 오픈소스화는 반독점법에 대한 핑계를 위한 미끼로 보이기도 합니다만;;;)

하여튼, 구글은 이제 바탕화면에서 아이콘 클릭 한번으로 구글 스프레드쉬트를 "작동"시키는 통로를 만들기 시작하고 개발자들을 끌어 안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이 과언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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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바일도 노린다.

크롬이 안드로이드의 브라우저가 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겠으나, 느낌 상에는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탭을 프로세스로 만든 것부터 시작해서, 현재 노키아 S60과 애플 iPhone 사파리 등에서 사용되는 엔진인 웹킷(Webkit)과 엄청난 자바스크립트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Virtual Machine인 V8의 등장, 빠른 텍스트 렌더링, 좀 더 똑똑한 메모리 관리 등 모든 면에서 크롬은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되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모바일이란 반드시 핸드폰이나 스마트폰, PDA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니노트북, UMPC, 심지어는 넷북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들도 어디서든지 점점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지금 세상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거대한 물결에 탑승해서 가려고 하는 시도라고 할까요?

[+1] 우리와는 별로 상관 없는 얘기다.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구글OS를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주 슬픈 현실이죠. 어제 밤에는 너무 속상해서 테크노김치에다가도 "일러 바치는" 글도 올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현석님의 글을 봐도 파이어폭스보다도 사용성이 떨어집니다. 오픈웹에서 왜 패소했는지를 찾아보면 너무 기가 막힌 판결문만 보이고요. 석찬님이 정리하신 우리의 행보를 보면 IE8 역시 큰 희망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크롬을 사용해본 저는 크롬은 언제 "IE Tab"이 나올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몇일 전에는 맥에다 드디어 버츄얼박스를 깔고 XP를 설치했죠.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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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크롬의 등장은 브라우저 시장의 새로운 전쟁을 뜻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웹과 데스크탑을 아우르는 컴퓨팅 플랫폼의 새 주인이 누구인가 겨뤄보자는 구글의 선언이기도 합니다. 넷스케이프가 이루지 못한 꿈을 구글은 과연 이룰 수 있을까요? 흔히 우리가 "구글빠"라고 부르는 분들은 구글의 이런 야심을 꿰뚫어 보고 있을까요?

우리도 구글 크롬 이야기가 단순히 블로거들의 입담 거리로 끝나지 않는 세상이 속히 오기를 바랍니다.


사랑받는 블로그 만드는 4C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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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flickr.com/photos/kawade/400815417/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일반)

787 하루 평균 방문자
7,715 하루 최대 방문자
426 RSS 구독자
3 다음 블로거뉴스 IT 분야 Top 3 진입 횟수

개설한지 이제 한달을 갓 넘은 쿱미디어의 통계입니다. 아직 너무나 부족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나름 어깨를 으쓱해볼 수 있는 성적이 아닌가 합니다. ^^;

제가 처음에 쿱미디어를 놓고 고민하면서 중점을 두었던 점 중 하나는 바로 "사랑받는 블로그 만들기"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많은 분들에게 진짜 사랑을 받는 블로그를 만들 수 있을까? 블로그라는 게 결국 하루 떴다가 하루 질 수 있는데, 과연 사람들의 꾸준한 발길을 유도할 수 있을까?

의외로 아주 간단한 곳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매우 상식적이죠. 위의 통계들은 부끄럽지만, 나름대로 이러한 원칙들을 잘 적용한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한번 나눠 볼까요?

사랑받는 블로그 만드는 4C의 원칙
Content, Conversations, Channels, Commitment

[1] 훌륭한 컨텐츠 (Content)

훌륭한 컨텐츠는 사람들이 특정 블로그를 찾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자 무기입니다.

훌륭한 컨텐츠는 검색노출빈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블로그라고 입소문을 내는데 밑거름 역할을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훌륭한 컨텐츠를 끊임없이 생성해낼 수 있는 블로그는 당연히 사랑을 받겠죠.

훌륭한 컨텐츠는 여러가지 요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심도있는 연구와 통찰력
  • 어떤 분야에 대해서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는 "내공"과 장인정신
  • 남보다 앞서 전하는 소식
  • 독자들을 충분히 고려한 눈높이를 맞춘 컨텐츠
  •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연성
  • 시대가 달라져도 변함없는 원칙을 담는 연륜
  • 글 잘 쓰기: 제목 짓기(카피), 어투, 대화기법 등
  • 브랜드 구축
  • 자신만의 스토리텔링 기법
이외에도 굉장히 많이 있지만, 결국 훌륭한 컨텐츠는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지 않다면 여러분이 굳이 블로그를 찾을 이유가 없겠지요? ^^

[2] 진실한 대화 (Conversations)

'대화'는 미디어 1.0과 미디어 2.0을 구분짓는 가장 큰 특성입니다. 한쪽으로만 흐르던 커뮤니케이션을 쌍방향으로 바꾸어 놓은 본질이죠.

블로그에서 대화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댓글로 나타날 수도 있고 트랙백이나 링크 걸어주기 형태가 될 수도 있죠.

중요한 것은 많은 대화에 참여할 수록 나의 블로그의 가치는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수없이 많은 "인기" 또는 "파워" 블로거들을 봤지만, 대화없이 그 자리에 간 블로거는 단 한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블로그는 나의 공간입니다. 인간성이 가득한 '사람'이 거하는 곳이죠. 따라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기본적인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대화가 빠진 블로그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블로그를 새로 시작하시려고 하는 분들은 사실상 대화에 소요되는 시간이 컨텐츠를 생성하는 시간과 대등할 수 있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셔야 합니다.

[3] 충분한 신디케이션 (Channels)

한 4-5년전, 국내 블로거들이 서로를 찾아내는 방법은 주로 입소문이나 구글 검색을 통하였습니다. 대부분이 이글루스나 Movable Type이나 워드프레스를 썼죠.

지금 블로그계의 지형은 완전 다릅니다. 트래픽이 몰려 있는 포탈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블로그와 블로거 모두 새로운 방법으로 발견되고 통용됩니다.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신디케이션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단순히 트래픽을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전에 모르던 분들에게 훌륭한 블로그와 그 컨텐츠가 소개된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죠.

현재 국내 블로거들에게는 어떤 신디케이션 채널들이 존재하고 있을까요? 다음 블로그뉴스,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믹시, 한RSS, (개발자/기술/인터넷/포탈 커뮤니티에서는) 다음 DNA 렌즈 등이 있습니다. 트랙백 도배 역시 무시할 수 없겠죠.

쿱미디어 역시 신디케이션 채널을 잘 활용해서 아주 큰 혜택을 본 경우입니다. 다음 차트는 지난 한달동안의 쿱미디어 유입경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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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블로거뉴스 혼자만으로 다른 신디케이션 채널이나 검색을 완전히 뛰어넘는 놀라운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쿱미디어에서는 다른 채널들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연구해보고 실험해볼 계획입니다. 단, 신디케이션 기법만을 노리는 악성 블로거들이 제발 좀 사라져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 뜨거운 열정 (Commitment)

열정은 블로그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블로그를 계속해서 유지시키는 원동력입니다. 헌신과 열정이 따르지 않는 블로그는 죽은 블로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열정의 지표는 아무래도 정성스럽게 준비되 글이 올라오는 빈도수라고 할 수 있겠죠. 쿱미디어 역시 글이 올라오는 날은 수천명의 방문자에 이르다가도 몇 일동안 글이 없을 경우에는 50명 수준으로까지도 떨어지는 일이 자주 반복됩니다.

개인블로그이던 팀블로그이던 블로그는 살아있어야 합니다. 블로그를 돈으로 유지할 수도 있고 관계성으로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주인의식으로 가지고 열심히 운영할 생각이 없다면, 그 순간부터 독자들은 이미 그것을 감지할 것이고 전과 같은 생명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집니다.

훌륭한 컨텐츠(Content)로 가치있는 제품을,
진실한 대화(Conversations)로 신뢰를,
충분한 신디케이션(Channels)으로 많은 이를 만나는 기회를,
뜨거운 열정(Commitment)으로 생명력 있는 모습을 제공한다면
우리의 블로그는 자연스레 사랑을 받게 되지 않을까요? ^^

p.s. 오늘 쿱미디어 필진들끼리 첫 오프모임을 합니다. 단결식(?)도 하고 앞으로의 방향도 논해볼 계획입니다. 벌써부터 설레는군요 ㅋㅋ


기대 이상이었던 네이버 블로거 간담회: 네이버의 개방성에 대한 의지를 발견하다.

by 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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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의 닫힌 웹에 대한 답답함을 글로 표현한지 하루만에 네이버 블로거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블로거분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또한 네이버의 "파워 블로거"분들과 직원분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간담회 분위기나 전반적인 내용은 조만간 여러 블로거분들께서 올려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

제가 오늘 특별히 관심을 두고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부분은 어제의 내용에 이은 "한국의 웹의 개방성"입니다. 아무래도 네이버 블로그의 앞으로 갈 방향을 짚어보면서 네이버의 개방성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네이버는 개방성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 그리고 이 의지는, 쉽지 않지만 조만간 네이버 서비스들의 여기저기서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였습니다. 물론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훨씬 일찍 이런 의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났었다면 정말로 좋았을텐데. 그리고 아직도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라는 욕심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었죠. 하지만 사실 갈 때만 하더라도 "닫힌 웹"을 만들어가는 포탈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가지고 있던 제가, 상당한 만족과 희망까지도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던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 있었던 내용 중에서 네이버가 울타리를 뛰어넘은 개방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부분을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1] 네이버 블로거들은 이제 돈도 벌 수 있고, 자기 도메인도 가질 수 있고, 타검색엔진에서 트래픽을 받을 수도 있고, 메타 블로그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것 말고도 많습니다. 오늘 전반적으로 받은 느낌은 네이버 블로그팀에서 티스토리의 선전에서 받은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사에 대한 분석도 많이 있었지만, 타사에 대한 분석이 굉장히 많았는데, 앞으로 갈 방향에 대해서 티스토리에서 많은 자극과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여튼, 중요한 것은 숨통이 트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고, 여기에서 우리가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가능성"이겠죠. 자세한 내용은 아래 사진으로 기재하겠습니다.

[2] 네이버에도 엄청난 파워블로거들이 있으며 이들은 이제 특별대우를 받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번 문성실님 사건이 오늘 여러번 언급됐었는데요, 결국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고 책을 내신 분이 자신의 책을 블로그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이 왜 상업적인 거냐라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블로거들의 입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네이버 "우수 블로거"에 대한 대우는 다양합니다. 태터앤미디어에서 파트너들을 대우하는 것과 비슷한 것도 많이 있고요. 재미있는 것은, 네이버에서 내린 "블로거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개인 브랜드이다"라는 결론이 모든 블로깅 플랫폼에서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겠죠 ^^

[3] 네이버의 컨텐츠를 외부로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의 컨텐츠를 네이버에서 소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오늘 발표의 대부분은 네이버 블로거들이 네이버 안에서만 뛰어노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활동할 수 있게 해주겠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개방성이랑 쌍방향으로 작용해야 한다. 따라서 외부의 컨텐츠를 현재 많은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에서 소개해주는 것 역시 필수적이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블로그 검색과 블로그홈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첫번째 질문은 네이버 블로그 검색은 왜 이글루스나 티스토리 등의 컨텐츠가 아직도 검색순위가 낮은가였습니다. 여기에 대한 답변은 검색팀장님(성함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ㅜ)이 직접 해주셨는데, 1) 네이버의 검색결과 노출빈도는 컨텐츠의 양에 비례하는데 아직은 블로그 컨텐츠 자체가 네이버 안에서 생성되는 것이 외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노출부분에서 네이버로 돌아오는 검색결과가 많다, 2) 컨텐츠에 질에 대해서는, 네이버 블로그 검색은 본래 네이버안의 블로그만을 대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블로그의 순위를 정할 때 네이버 블로그 안에는 있는 각종 feature들 (조회수, 관계성 등)을 랭킹에 반영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feature들은 외부 블로그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있다 하더라도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추정치만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랭킹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2주전쯤에 이 부분을 대폭으로 개선했는데, 그 후로 네이버 밖으로 흘러나가는 트래픽이 3배에서 5배 정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의미있는 변화가 아닐까 했습니다. (참고글: 놀과 위키피디어)

두번째의 질문은 네이버 블로그홈이 막대한 트래픽을 자랑하기 때문에 네이버 블로그홈을 올블로그나 다음 블로거뉴스처럼 외부로 오픈할 계획은 없는가 였습니다. 답변은, 내부적으로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결론은 네이버 블로그홈은 네이버 블로거들의 놑이터 같은 장소이고, 만약에 메타블로그적인 용도를 가진 서비스가 필요하다면 올블/블코/블로거뉴스 같은 곳을 이용하는 것이 더 균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였습니다.

[+1] 역시 이람님이다.

개인적으로 이람 그룹장님을 알고 지낸지는 아주 오래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류가 있을 때마다 항상 많이 배우고 겸허하게 되는데요, 싸이 미니홈피와 네이버 블로그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이람님의 포스는 오늘도 엄청나게 느껴졌습니다. 이 분야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상과 현실의 간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간담회가 끝나고 잠깐 나눈 대화에서 "네이버가 이렇게 개방을 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위안이네요"라는 제 말에 이람님께서 "그래서 저도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웃으면서 대답해주셨습니다. 화이팅입니다!

- - -

오늘 간담회는 사실 그렇게 큰 기대를 가지고 가지는 않았었지만 많은 만족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살짝 희망도 보였습니다. 물론, 방향성만 가지고는 아무 것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결국 네이버는 돈을 벌어야 하는 곳이고, 개방성 정책이 조금이라도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면 언제든지 버릴 지도 모르는 일이죠.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딱 필요한 수준에서만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실질적인 변화들 (예: 구글에서 검색해서 네이버 블로그로 들어가게 되는) 하나하나를 통해서 조금은 더 열린 웹을 상상해보는 것마저도 저에게는 큰 기쁨이었던 것 같습니다. ^^

오늘 간담회에서 만나뵈었던 모든 분들 반갑습니다!

[간담회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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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메일 개인정보노출사건에서 느낀 점 네가지

by 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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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메일 개인정보노출 사건이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터졌습니다. 곳곳에서 난리가 났죠. 저도 한메일을 사용하지만, 직접 목격하지는 못하고 이야기만 여기저기서 들었습니다.

아직 상황이 진행되고 있고 사건이 터지고 6시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아직 공식해명이 없는 상황이라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느낀 점 네가지를 여러분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우리는 완전히 인터넷 안전불감증에 걸렸다. 매우 심각하다.
    [2] 다음의 위기대응은 'A'와 'F'를 동시에 줘야 한다.
    [3] 가장 빠른 뉴스는 네티즌의 입에서 나오고 퍼진다.
    [+1] (웹 2.0 블로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네이버메일이 대세다.

[1] 우리는 완전히 인터넷 안전불감증에 걸렸다. 매우 심각하다.

매우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 한해만 들어서 옥션, 청와대, 네이트를 비롯해 수천만명의 개인 정보가 관리되지 않은 사고들이 터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우리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 또 노출되었네"에서 멈추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저 자신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지 않을까 궁금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주민등록번호 하나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것들이 수천만개가 돌아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일도 그냥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됩니다.

[2] 다음의 위기대응은 'A'와 'F'를 동시에 줘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심각한 일임인데도 오히려 다음을 두둔하고 칭찬하는 블로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1, 2, 3) 어떤 부분에서는 이슈관리가 자동적으로 되고 있는데요, 이유는 다음에서 떳떳하게 첫페이지에 한메일 오류 기사를 내보냈기 때문입니다. 과연 다음이 "투명성 커뮤니케이션" 철학을 믿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적인 차원에서는 상당히 똑똑한 선택을 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고가 터지고 6시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공식적인 이야기가 없는 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다음과 같은 뉴스들이 족족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무런 대응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김호대표님이 칭찬하셨던 안철수 연구소의 발빠른 대응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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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뉴스에 올라온 한메일 관련 뉴스제목들. 조인스 뉴스 기사의 강력한(?) 제목이 유난히 눈에 띠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3] 가장 빠른 뉴스는 네티즌의 입에서 나오고 퍼진다.

소셜미디어의 파워는 바로 그 속도에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동남아 쓰나미, 카트리나, 사천성 지진 등을 통해 전문 뉴스 기업보다도 소셜미디어가 언론으로서 더 많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목격했습니다. 이번 한메일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련 포스팅] YTN 속보보다 한참 빠른 블로그뉴스!
저 역시 개인적으로 오늘 한메일 얘기를 처음 접한 곳은 미투데이였습니다. 이 글은 저뿐만 아니라 수백명이 보고 지나간 글이죠. 아마 이런 일은 앞으로 늘어나기만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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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웹 2.0 블로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네이버메일이 대세다.

태우's log는 국내에서 아마 서명덕 기자님석찬님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은 RSS 구독자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대략 6,000명에 이르는데요. RSS 구독자외에도 피드버너에 서 제공되는 이메일 구독기능을 통해 현재 900여명의 이메일 구독자가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구독자분들의 이메일 주소 도메인을 파악해서 "웹 2.0"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가지실만한 분들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

여기에서 기억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태우's log가 지난 수년동안 "웹 2.0"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왔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당연히 구글을 "사모"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단연 지메일이 최고, 그 외에는 회사메일 주소, 그 다음에는 한메일이나 네이버 메일이 많아야 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런데 결과는 놀랍게도 네이버메일의 (한메일 대비 압도적인)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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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개 도메인)

태우's log의 구독자는 당연히 "메인스트림"과는 거리가 멀 것이고, 지메일이 아니더라도 굳이 네이버메일을 한메일보다 선호해야 할 이유가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어제 학주니닷컴에서 이슈화가 되었던 "네이버메일 사용자가 많다"는 최소한 태우's log를 통해서는 어느 정도 증명된 셈이죠.

정리하며

이번 한메일 사태는 많은 시사점을 가집니다. 다음은 아마 오늘밤 정말로 많은 고민을 해야할 것입니다. 기회와 위기는 종이 한장 차이라고 하죠. 우리가 할 일은 "지켜보기"입니다. 쿱미디어가 "인터넷 지켜보기"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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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욕설을 저에게 하신 분들이 있으실 정도로) 민감하신 것 같아 1번에 "(웹 2.0 블로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문구를 추가했습니다. ^^

p.s.2 "네이버메일" 관련 부분을 맨 아래 "보너스" 섹션으로 옮겼습니다. 한메일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그냥 한 단면을 보여드리기 위한 참조자료 정도로만 이해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