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2.0은 '숲에 난 오솔길' 이다

by PSB(Jean)

* WEB2.0 시리즈 2번째 글입니다. 역시 예전 글이지만 쿱미디어의 웹2.0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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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커뮤니케이션은 웹2.0을 사시로까지 삼았다는데 남이야 뭐라 하든 웹 2.0이 당신에게 쓸모 없는 것이라면 무시하면 그만일 것입니다.

하지만 수 많은 네티즌이 생산하는 UCC에 의존하는 사이트라면 싫어도 웹2.0의 정신을 피해갈 수 없다고 봅니다.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사이트 활성화의 물꼬를 틀 수도 있는 좋은 접근법입니다.

처녀림에 어떻게 등산로가 생기는 것일까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수 십 년에 걸쳐 왕래를 하다 보니 그리 된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등산을 한 사람들은 단지 목적지를 향해 갔을 뿐이지 한 번도 등산로를 만들겠다고 마음 먹은 적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포인트 입니다.

사용자들은 등산로를 만들겠다는 'Explicit'한 의도 없이 그저 등산을 했을 뿐이지만 수 만 명의 사람들로 붐비다 보니 결국 등산로라는 유용한 도구, 즉 '집단지성'의 결과물이 생긴 것입니다. 저는 웹2.0의 방법론이 바로 이것이라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지요.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 Gmail에 스팸제거기능이 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기능이지만 구글은 사용자가 스팸을 지울 때마다 그 유형을 꾸준히 파악합니다. 수백만의 사용자가 이구동성으로 스팸으로 지목해 지워 없애는 메일이라면 틀림없이 악성 스팸일 가능성이 매우 높겠지요. 구글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스팸 필터를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사용자가 스팸을 지우면서 구글의 스팸필터 성능을 높여주겠다고 마음 먹은 적 없지만 구글의 소프트웨어 설계 탓에 결과적으로 그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매우 'Implicit' 하지만 결과적으로 집단지성의 결과물인 스팸필터는 성능이 더욱 강력해 집니다.

따라서 잘 설계된 웹2.0 사이트는 사용자를 전혀 귀찮게 하지 않으면서도 날마다 더욱 막강한 성능을 선보이게 됩니다. 영원히 베타버전이지요. 엔지니어가 나서서 2.0, 3.0, 4.0 버전을 새로 개발하지 않아도 웹 2.0다운 최초설계의 특성 탓에 저절로 성능이 계속 좋아지는 것입니다.

구글의 검색기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용자는 검색을 하면서 구글의 검색엔진성능을 개선시키겠다고 마음 먹은 적 없지만 전 세계 수 십 억명의 사용자가 키워드를 입력하면 할수록 구글의 검색성능은 더욱 막강해 집니다. 전형적인 웹 2.0 설계지요. 구글은 검색하는 유저들에게 절대로 설문조사 같은 것 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웹 2.0 환경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시대가 저물고 '데이터웨어'의 시대가 옵니다. 수 천만 사용자의 클릭이 집대성된 데이터가 곧 집단지성이라는 매우 유용한 도구로 변신하는 것이지요.

정말 제대로 설계한 웹 2.0 시스템은 사용자가 붐비면 붐빌수록 더 가파른 속도로 진화해 날마다 개선된 강력한 성능을 뽐내게 됩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주기적으로 맥빠지는 사이트 개편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입니다.